2010년 2월 6일 토요일

울음 뚝 딸랑이




[대전=이권형 기자] 달래고 달래도 멈추기 어려운 것이 아기의 울음이다. 젖꼭지를 물려본들 소용이 없고, 시중에 나와 있는 딸랑이를 흔들어댄들 소용이 없다. 보통 새벽 무렵 터지는 아기의 울음에 초보 부모들은 안절부절못하고 뜬눈으로 밤을 새우기 일쑤다. 그런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이상하게도 우는 아기를 차에 태우고 운행하다 보면 금세 잠이 드는 사실을 한 번쯤 경험해봤을 것이다. 요즘에는 과자 비닐을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려주거나 진공청소기를 돌리면 아기가금방 잠에 든다는 이야기들도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모두가 원인을 알 수 없는 방식이나, 우는 아이 달래기에는 특효라는 것이 경험에 의해 입증됐다.


김규섭(37ㆍ지앤시테크 팀장) 씨는 이러한 민간요법(?)의 원리를 이용해 ‘울음 뚝 딸랑이’라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케이스. 제품을 개발할 당시 두 살 난 아기의 아빠였던 김씨도 소문으로 듣던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우는 아기를 재웠었다. 청소기를 돌리면 우는 아기가 거짓말같이 잠이 드는 것을 보고 호기심을 느낀 김씨는 100일 미만의 아기들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들었던 매우 시끄러운 소리에 익숙하다는 사실을 연구(자료 수집, 전문가와 상담 등)를 통해 규명할 수 있었다.

태아 때 산모의 배 밖에서 나는 소리는 배와 양수를 거치는 동안 소위 ‘소리 번짐’ 현상 때문에 또렷한 소리가 아닌 윙윙거리는 일종의 소음으로 들리게 된다. 따라서 산모의 호흡과 맥박 소리, 외부 사람의 목소리 등은 태아에게 잘 들리지 않는 반면, 산모가 배를 쓰다듬을 때 발생하는 소음이나 진공청소기 소리 등과 같은 소음은 익숙해 심리적 안정감을 찾는다는 사실이다.

‘울음 뚝 딸랑이’에는 아기가 태아 때 익숙하게 들었던 소음으로 엄마 뱃속의 심장박동 소리, 진공청소기, 시냇물 소리, TV의 지직거리는 소리 등 4종이 들어 있다. 모두가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4~20㎑(가청 주파수)를 넘는 소음에 가까운 소리이나 아기에게는 엄마 뱃속에서 느꼈던 편안함을 줄 수 있는 같은 주파수의 소리다.
뱃속에서는 청각이 발달하지 않았으나 양수에 의한 주파 진동 소리의 전달을 받기 때문에 청각이 발달하기 전의 100일 미만의 아기에게 유효한 방식이다. 기술적인 부분에 특허(특허청: 0699228)를 받은 김씨의 발명품은 다음달 초에는 시중에 선을 보일 예정이다.

벌써부터 해외에서도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다. 특히, 캐나다와 일본 쪽 바이어들과는 가격적인 부분의 협상만 남겨놓은 상태다. 간혹 비전문가의 발견은 뜻밖에 세상을 놀라게 한다. 평범한 회사원인 김씨의 발명이 어떤 결실을 볼지 자못 궁금해진다.
kwonhl@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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