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일 화요일

[명사칼럼] 영화 ‘아바타’의 과학적 상상력

창의성과 3D의 환상적 조화
‘미래의 블루오션’ 여실히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제작한 영화 아바타의 열기가 대단하다. 지난해 12월 중순 개봉된 후 2개월 만에 영화 괴물을 제치고 국내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왜 이토록 사람들은 영화 아바타에 열광하는 것일까? 몇 가지를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우선 지금까지 대부분의 영화가 2D(2차원 평면)인데 반해 아바타는 제대로 만들어진 3D(3차원 입체) 영화라는 점을 들 수 있다. 3D 아바타를 본 관객 수가 2D 아바타를 본 관객 수보다 많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도 3D 영화가 있긴 했지만 아바타의 3D 수준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다음으로 실물을 능가하는 정교한 CG(컴퓨터 그래픽스) 기술을 들 수 있다. 물론 CG 기술이 아직 완벽하지 않아 특수복장과 센서를 착용한 배우들이 연기를 한 후 이를 CG로 바꾸는 과정을 거치긴 하지만 이런 엄청난 작업을 이뤄낸 기술진과 캐머런 감독의 노력과 집념이 경이롭다. 하지만 아무리 CG가 우수하다고 하더라도 영화 내용이 진부하고 구성이 엉성했다면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지 못 했을 것이다. 영화 아바타는 곳곳에 영화감독이나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성이 잘 드러나 있으며 이것이 현재 최고 수준의 3D와 CG 기술을 만나면서 최고의 효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도대체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어떤 능력을 지녔기에 이런 세기적인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을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 답은 그의 전공에 있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우연히도 필자가 출생한 해인 1954년에 태어났으며, 놀랍게도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서 필자처럼 물리학을 전공했다. 현대과학기술에 대한 그의 관심과 이해가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후에도 그의 작품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먼 미래에서 일어나는 로봇과 인간 사이의 전쟁과 시간여행을 그린 영화 터미네이터, 심해 탐사팀과 새로운 생명체와의 만남을 그린 영화 어비스, 타이타닉 호의 비극을 그린 영화 타이타닉, 우주 탐사팀과 외계 괴물과의 사투를 그린 영화 에일리언 등 그의 영화 대부분은 현대과학기술의 발전상을 소개할 뿐 아니라 여기에 그의 상상력을 접목하여 마래에 일어날 법한 사건을 등장시켜 관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중 어비스 같은 작품은 당시로서 아바타 못지않은 CG 기술, 과학적 상상력, 엄청난 제작비 투자에도 불구하고 흥행에서 참패하였는데 당시 관객들의 이해도가 캐머런 감독의 수준을 따라가 주지 못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하지만 아바타의 경우 내용, 과학기술, 감독의 의도가 관객의 눈높이와 딱 맞아 떨어져 세계적인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력 하면 흔히 문학, 미술, 음악을 전공하는 예술가들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과학자들은 상상력과는 거리가 먼, 좀 재미없고 무미건조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조금 생각해 보면 과학자들이야말로 새로운 미래세계를 꿈꾸는 몽상가들이자 예술가 못지않은 상상력과 창의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학자들의 상상력과 창의성이 없었다면 어떻게 조그만 핸드폰으로 수만리 떨어진 외국으로 무선통화 하는 일이 가능할까? 네비게이션이 없었다면 어떻게 주소도 모르고 이름만 아는 곳을 자동차로 찾아갈 수 있을까? 또 큰 방을 가득 채웠던 1950년대 진공관 컴퓨터보다 수천만 배 빠른 컴퓨터의 크기가 손바닥만큼 작아졌을까? 지금도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상상했던 것을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을 준비하고 있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청소년들이여! 이제는 물리학, 수학, 생명과학과 같은 과학을 공부할 때이다. 그러면 여러분들 앞에 어느 누구도 가보지 않은 엄청난 블루오션이 펼쳐져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by 경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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